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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5-12-15 17:32 조회 3,810 댓글 0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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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도 최근 묵직한 소설가 두 명이 마산을 찾았다.
마산은 항구와 공장이 공존하며 번영했고, 번영 속에서 노동과 이주, 가난과 연대의 기억을 품었던 도시였다. 그러나 창원시 통합 이후 마산은 행정구역 안의 한 지역으로 구성되며, 자기 이야기를 잃었다. 이런 시점에 신경숙과 김기창이라는 두 소설가가 마산을 찾은 건 우연이라 하기엔 의미심장하다.
10월 30주년 기념 개정판이 나온 신경숙의 소설 <외딴방>은 열여섯 살 소녀가 고향과 가족을 떠나 맞닥뜨린 도시의 삶이 담겨 있다. 산업화 시대 경제성장 주인공이었지만 주변부의 삶을 벗어나지 못했던 '여공'이라 불리던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다. 소설에서 외딴방은 개인의 기억이자 동시에 도시 변두리에 놓였던 수많은 노동자의 방이기도 릴플레이바다신2 하다. 마산 역시 국가 산업화의 흐름 속에서 수많은 '외딴방'들을 품고 있던 장소였다.
지난달 제56회 동인문학상을 받은 김기창의 소설 <마산>은 아예 마산이란 도시 자체가 주인공이다. 각각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마산의 골목과 항구를 누비며 축적된 시간의 결을 어루만진다. 소설에서 마산은 과거가 아니라, 기억을 거쳐 끊임없이 현재로 모바일용야마토 호출되며, 사라졌다고 여겨진 이름과 장소가 문장을 거쳐 다시 숨을 쉬기 시작한다.
두 작가의 작품은 서로 다른 방식이지만, 마산은 과거형이 아니라, 다시 말해져야 할 이야기로 남아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30주년 기념 개정판 표지. /갈무리" class=" 릴플레이꽁머니 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15/551744-1PikkrB/20251215161507817jqaa.jpg" data-org-width="300" dmcf-mid="2Kz0V9Sr1D"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 사이다쿨 관련 내용 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15/551744-1PikkrB/20251215161507817jqaa.jpg" width="658">
신경숙 소설 <외딴방> 30주년 기념 개정판 표지. /갈무리
체리마스터pc용설치 자료
"나는 대체로 책에 운명이 있다고 여기는 사람인데 작가가 마침표를 찍은 후 그 책의 운명은 그의 손에 달려 있지 않다. 보살피는 손길이 따로 있고, 그중 가장 따스한 것은 독자의 다정한 손길이라고 생각한다. 출간 후 삼십 년이란 시간을 버텨온 이 작품이 그 증명이려니 여기려 한다."
소설가 신경숙(62)은 10월 <외딴방> 출간 30주년 기념 개정판에 담은 작가의 말에서 이 소설이 자기 품을 떠나 독립한 자식처럼, 스스로 생명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처럼 적었다.
11일 오후 7시 창원시 마산회원구 석전동 가톨릭여성회관 강당에서 열린 '신경숙 작가와 함께하는 <외딴방> 책 이야기마당(북토크)'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책 이야기마당(북토크)'에서 신경숙(왼쪽) 소설가와 진행자 이은혜 이은심리상담센터 소장이 소설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서후 기자"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15/551744-1PikkrB/20251215161509138batn.jpg" data-org-width="600" dmcf-mid="ftJxNg71tk"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15/551744-1PikkrB/20251215161509138batn.jpg" width="658">
11일 오후 7시 창원시 마산회원구 석전동 가톨릭여성회관 강당에서 열린 '신경숙 작가와 함께하는 <외딴방> 책 이야기마당(북토크)'에서 신경숙(왼쪽) 소설가와 진행자 이은혜 이은심리상담센터 소장이 소설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서후 기자
"이 소설이 30년이라는 시간을 계속 새로운 독자들을 만나면서 살아 숨 쉬어서 여기까지 왔다는 사실에, 꼭 책을 쓴 작가로서가 아니라 바라보는 마음이 뭉클한 데가 있어요."
30년간 살아 숨쉰 소설
이날도 강당 가득 채운 독자들이 이를 증명하는 듯했다.
이번 행사는 내년 50주년을 맞는 가톨릭여성회관이 기념행사 준비사업의 하나로 마련했다. 창동 문화공간 이은문화살롱을 포함해 가톨릭문인협회, 마창여성노동자회,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한국학교사서협회가 공동 주최했다. 무엇보다 행사가 가톨릭여성회관에서 열렸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조정혜 가톨릭여성회관 관장 이야기에 그 이유가 담겨 있다.
"내년에 50년을 맞는 가톨릭여성회관에는 실제 '외딴방'이 많았어요. 회관 초창기 허허벌판이던 이곳에 가톨릭여성회관이 들어서고 근처에 한일합성과 자유수출지역이 있었어요. 전국에서 온 15~16세 여공들이 이곳에서 일하고 있었죠. 3교대로 일하던 이들은 일을 마치면 학교 공부를 하고 여성회관에 옵니다. 소설을 읽으면 50년 전 여성회관의 풍경이 그대로 그려집니다."
책 이야기마당(북토크)'에서 인사말을 하는 조정혜 가톨릭여성회관 관장. /이서후 기자"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15/551744-1PikkrB/20251215161510503zsrq.jpg" data-org-width="600" dmcf-mid="4zfbMQXS5c"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15/551744-1PikkrB/20251215161510503zsrq.jpg" width="658">
11일 오후 7시 창원시 마산회원구 석전동 가톨릭여성회관 강당에서 열린 '신경숙 작가와 함께하는 <외딴방> 책 이야기마당(북토크)'에서 인사말을 하는 조정혜 가톨릭여성회관 관장. /이서후 기자
작가 스스로 자전적 소설이라고 한 적은 없지만, 소설은 작가의 개인사를 토대로 한다. 작가 개인사는 이렇게 같은 시대를 거친 이들의 공통 경험으로 보편성을 얻고, 문학적 감동을 준다.
이날 행사를 진행한 이은혜 이은심리상담센터 소장(이은문화살롱 운영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외딴방>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서울 풍경이고, 구로공단 풍경이고, 산업체 학교 풍경이긴 하지만 그것이 마산과 너무 닮았습니다. 저는 마산 산호동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우리집 앞으로 마산수출자유지역에 출근하는 언니, 오빠, 동생들이 이른 아침 컴컴하게 무리 지어서 가곤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집 문간방에 시골에서 온 자매가 같이 살았었어요. 그 언니들과 옥상에 가서 이야기를 듣고 했던 것들이 책을 읽으며 생각이 났는데, 그래서 소설은 나의 이야기고, 우리들의 이야기 같다는 느꼈습니다. 그래서 독자들이 지금까지 사랑하지 않았나 싶어요. "
이날 행사 중 소설 초반 열여섯 살 주인공이 처음으로 시골 고향집을 떠나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는 장면을 낭독할 때 모두 저마다의 열여섯 살로 돌아간 듯했다.
"잠든 동생을 들여다보느라고 시간을 너무 지체했다. 열여섯의 나, 점점 가까워져 오는 버스의 불빛에 조급해져서 아버지! 외친다. 상점에서 아버지가 뛰어나오는 것과 버스가 와서 멈추는 것이 동시에 이루어진다. 아버지, 나, 가요! 열여섯의 나는 아버지에게 제대로 작별 인사도 못 하고 버스에 오른다. 얼른 버스 뒤로 가서 차창으로 바깥을 내다본다. 아버지가 우두커니 서 있다. 얼굴은 보이지 않고 실루엣만 우두커니 서 있다. 그 이후로 나는 아버지와 한집에서 살지 못했다. 어머니와도 동생과도 같은 집에서 닷새 이상을 살지 못했다. (중략) 잘 있거라. 나의 고향. 나는 생을 낚으러 너를 떠난다."
끝나지 않고 이어지는 이야기
11일 오후 7시 창원시 마산회원구 석전동 가톨릭여성회관 강당에서 열린 '신경숙 작가와 함께하는 책 이야기마당(북토크)'에서 이야기하는 신경숙 소설가. /이서후 기자
11일 오후 7시 창원시 마산회원구 석전동 가톨릭여성회관 강당에서 열린 '신경숙 작가와 함께하는 책 이야기마당(북토크)'에서 마산 독자들에게 사인을 해주는 신경숙 소설가. /이서후 기자
신경숙은 외딴방을 두고 어느 정도 개인사가 들어 있는 '아픈 손가락' 같은 소설이라고 했다. 소설에도 나오는 이야기인데, 소설가가 되고 어느 날 우연히 산업체 학교를 같이 다녔던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너는 우리 얘기는 쓰지 않더구나. 혹시 네게 그런 시절이 있었다는 걸 부끄러워하는 건 아니니?"
신경숙은 바로 대답을 못 했는데, 그 이후로 '아픈 시간 속을 역류하며' 이 소설을 썼다. 그래서일까, 그동안 개정판을 내더라도 한 번도 정독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 이번에 30주년 기념 개정판을 내면서 처음으로 정독했다. 그만큼 객관적인 시선으로 소설을, 과거를 볼 수 있게 됐다는 뜻이겠다.
"제가 이 작품하고 어느 정도 거리감도 생기고 그래서 이제는 이게 내 작품이 아니어도 괜찮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그러면서 그는 소설 속 이야기가 옛날이야기로만 읽히지 않도록, 나중에 읽어도 이게 끝난 이야기가 아니었다고 여겨지면 좋겠다고 했다. '우리를 부끄럽게 생각해?'라고 물었던 친구의 그 '우리'가 사라지지 않도록, 저마다의 삶이 꿋꿋하게 이어지기를 바라는 자신의 마음이 독자의 마음으로도 연결되기를 바랐다.
책 이야기마당(북토크)'에서 생각에 잠긴 듯 말을 잇는 신경숙 소설가./이서후 기자"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15/551744-1PikkrB/20251215161513439gfcq.jpg" data-org-width="600" dmcf-mid="3yJ4nJ3G5P"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15/551744-1PikkrB/20251215161513439gfcq.jpg" width="658">
11일 오후 7시 창원시 마산회원구 석전동 가톨릭여성회관 강당에서 열린 '신경숙 작가와 함께하는 <외딴방> 책 이야기마당(북토크)'에서 생각에 잠긴 듯 말을 잇는 신경숙 소설가./이서후 기자
"소설을 읽고는 '아, 끝난 이야기가 아니었어, 계속 이어지는 이야기네' 이렇게만 생각하면 좋겠어요. 이야기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되고, 이렇게 끝나지 않는 이야기로 읽혔으면 합니다."
이날 조 관장도 비슷한 말을 했다.
"산업화 시기 마산에서 '열여섯 살'을 보낸 이들은 사실 그 시절의 아픔을 잘 이야기하지 않아요. <외딴방>을 읽으며 그분들이 회복돼 가는 걸 많이 봤어요. 이 소설을 많이 읽고 다들 정말로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612쪽. 문학동네. 2만 2000원.
마산은 항구와 공장이 공존하며 번영했고, 번영 속에서 노동과 이주, 가난과 연대의 기억을 품었던 도시였다. 그러나 창원시 통합 이후 마산은 행정구역 안의 한 지역으로 구성되며, 자기 이야기를 잃었다. 이런 시점에 신경숙과 김기창이라는 두 소설가가 마산을 찾은 건 우연이라 하기엔 의미심장하다.
10월 30주년 기념 개정판이 나온 신경숙의 소설 <외딴방>은 열여섯 살 소녀가 고향과 가족을 떠나 맞닥뜨린 도시의 삶이 담겨 있다. 산업화 시대 경제성장 주인공이었지만 주변부의 삶을 벗어나지 못했던 '여공'이라 불리던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다. 소설에서 외딴방은 개인의 기억이자 동시에 도시 변두리에 놓였던 수많은 노동자의 방이기도 릴플레이바다신2 하다. 마산 역시 국가 산업화의 흐름 속에서 수많은 '외딴방'들을 품고 있던 장소였다.
지난달 제56회 동인문학상을 받은 김기창의 소설 <마산>은 아예 마산이란 도시 자체가 주인공이다. 각각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마산의 골목과 항구를 누비며 축적된 시간의 결을 어루만진다. 소설에서 마산은 과거가 아니라, 기억을 거쳐 끊임없이 현재로 모바일용야마토 호출되며, 사라졌다고 여겨진 이름과 장소가 문장을 거쳐 다시 숨을 쉬기 시작한다.
두 작가의 작품은 서로 다른 방식이지만, 마산은 과거형이 아니라, 다시 말해져야 할 이야기로 남아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30주년 기념 개정판 표지. /갈무리" class=" 릴플레이꽁머니 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15/551744-1PikkrB/20251215161507817jqaa.jpg" data-org-width="300" dmcf-mid="2Kz0V9Sr1D"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 사이다쿨 관련 내용 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15/551744-1PikkrB/20251215161507817jqaa.jpg" width="658">
신경숙 소설 <외딴방> 30주년 기념 개정판 표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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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체로 책에 운명이 있다고 여기는 사람인데 작가가 마침표를 찍은 후 그 책의 운명은 그의 손에 달려 있지 않다. 보살피는 손길이 따로 있고, 그중 가장 따스한 것은 독자의 다정한 손길이라고 생각한다. 출간 후 삼십 년이란 시간을 버텨온 이 작품이 그 증명이려니 여기려 한다."
소설가 신경숙(62)은 10월 <외딴방> 출간 30주년 기념 개정판에 담은 작가의 말에서 이 소설이 자기 품을 떠나 독립한 자식처럼, 스스로 생명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처럼 적었다.
11일 오후 7시 창원시 마산회원구 석전동 가톨릭여성회관 강당에서 열린 '신경숙 작가와 함께하는 <외딴방> 책 이야기마당(북토크)'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책 이야기마당(북토크)'에서 신경숙(왼쪽) 소설가와 진행자 이은혜 이은심리상담센터 소장이 소설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서후 기자"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15/551744-1PikkrB/20251215161509138batn.jpg" data-org-width="600" dmcf-mid="ftJxNg71tk"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15/551744-1PikkrB/20251215161509138batn.jpg" width="658">
11일 오후 7시 창원시 마산회원구 석전동 가톨릭여성회관 강당에서 열린 '신경숙 작가와 함께하는 <외딴방> 책 이야기마당(북토크)'에서 신경숙(왼쪽) 소설가와 진행자 이은혜 이은심리상담센터 소장이 소설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서후 기자
"이 소설이 30년이라는 시간을 계속 새로운 독자들을 만나면서 살아 숨 쉬어서 여기까지 왔다는 사실에, 꼭 책을 쓴 작가로서가 아니라 바라보는 마음이 뭉클한 데가 있어요."
30년간 살아 숨쉰 소설
이날도 강당 가득 채운 독자들이 이를 증명하는 듯했다.
이번 행사는 내년 50주년을 맞는 가톨릭여성회관이 기념행사 준비사업의 하나로 마련했다. 창동 문화공간 이은문화살롱을 포함해 가톨릭문인협회, 마창여성노동자회,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한국학교사서협회가 공동 주최했다. 무엇보다 행사가 가톨릭여성회관에서 열렸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조정혜 가톨릭여성회관 관장 이야기에 그 이유가 담겨 있다.
"내년에 50년을 맞는 가톨릭여성회관에는 실제 '외딴방'이 많았어요. 회관 초창기 허허벌판이던 이곳에 가톨릭여성회관이 들어서고 근처에 한일합성과 자유수출지역이 있었어요. 전국에서 온 15~16세 여공들이 이곳에서 일하고 있었죠. 3교대로 일하던 이들은 일을 마치면 학교 공부를 하고 여성회관에 옵니다. 소설을 읽으면 50년 전 여성회관의 풍경이 그대로 그려집니다."
책 이야기마당(북토크)'에서 인사말을 하는 조정혜 가톨릭여성회관 관장. /이서후 기자"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15/551744-1PikkrB/20251215161510503zsrq.jpg" data-org-width="600" dmcf-mid="4zfbMQXS5c"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15/551744-1PikkrB/20251215161510503zsrq.jpg" width="658">
11일 오후 7시 창원시 마산회원구 석전동 가톨릭여성회관 강당에서 열린 '신경숙 작가와 함께하는 <외딴방> 책 이야기마당(북토크)'에서 인사말을 하는 조정혜 가톨릭여성회관 관장. /이서후 기자
작가 스스로 자전적 소설이라고 한 적은 없지만, 소설은 작가의 개인사를 토대로 한다. 작가 개인사는 이렇게 같은 시대를 거친 이들의 공통 경험으로 보편성을 얻고, 문학적 감동을 준다.
이날 행사를 진행한 이은혜 이은심리상담센터 소장(이은문화살롱 운영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외딴방>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서울 풍경이고, 구로공단 풍경이고, 산업체 학교 풍경이긴 하지만 그것이 마산과 너무 닮았습니다. 저는 마산 산호동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우리집 앞으로 마산수출자유지역에 출근하는 언니, 오빠, 동생들이 이른 아침 컴컴하게 무리 지어서 가곤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집 문간방에 시골에서 온 자매가 같이 살았었어요. 그 언니들과 옥상에 가서 이야기를 듣고 했던 것들이 책을 읽으며 생각이 났는데, 그래서 소설은 나의 이야기고, 우리들의 이야기 같다는 느꼈습니다. 그래서 독자들이 지금까지 사랑하지 않았나 싶어요. "
이날 행사 중 소설 초반 열여섯 살 주인공이 처음으로 시골 고향집을 떠나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는 장면을 낭독할 때 모두 저마다의 열여섯 살로 돌아간 듯했다.
"잠든 동생을 들여다보느라고 시간을 너무 지체했다. 열여섯의 나, 점점 가까워져 오는 버스의 불빛에 조급해져서 아버지! 외친다. 상점에서 아버지가 뛰어나오는 것과 버스가 와서 멈추는 것이 동시에 이루어진다. 아버지, 나, 가요! 열여섯의 나는 아버지에게 제대로 작별 인사도 못 하고 버스에 오른다. 얼른 버스 뒤로 가서 차창으로 바깥을 내다본다. 아버지가 우두커니 서 있다. 얼굴은 보이지 않고 실루엣만 우두커니 서 있다. 그 이후로 나는 아버지와 한집에서 살지 못했다. 어머니와도 동생과도 같은 집에서 닷새 이상을 살지 못했다. (중략) 잘 있거라. 나의 고향. 나는 생을 낚으러 너를 떠난다."
끝나지 않고 이어지는 이야기
11일 오후 7시 창원시 마산회원구 석전동 가톨릭여성회관 강당에서 열린 '신경숙 작가와 함께하는 책 이야기마당(북토크)'에서 이야기하는 신경숙 소설가. /이서후 기자
11일 오후 7시 창원시 마산회원구 석전동 가톨릭여성회관 강당에서 열린 '신경숙 작가와 함께하는 책 이야기마당(북토크)'에서 마산 독자들에게 사인을 해주는 신경숙 소설가. /이서후 기자
신경숙은 외딴방을 두고 어느 정도 개인사가 들어 있는 '아픈 손가락' 같은 소설이라고 했다. 소설에도 나오는 이야기인데, 소설가가 되고 어느 날 우연히 산업체 학교를 같이 다녔던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너는 우리 얘기는 쓰지 않더구나. 혹시 네게 그런 시절이 있었다는 걸 부끄러워하는 건 아니니?"
신경숙은 바로 대답을 못 했는데, 그 이후로 '아픈 시간 속을 역류하며' 이 소설을 썼다. 그래서일까, 그동안 개정판을 내더라도 한 번도 정독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 이번에 30주년 기념 개정판을 내면서 처음으로 정독했다. 그만큼 객관적인 시선으로 소설을, 과거를 볼 수 있게 됐다는 뜻이겠다.
"제가 이 작품하고 어느 정도 거리감도 생기고 그래서 이제는 이게 내 작품이 아니어도 괜찮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그러면서 그는 소설 속 이야기가 옛날이야기로만 읽히지 않도록, 나중에 읽어도 이게 끝난 이야기가 아니었다고 여겨지면 좋겠다고 했다. '우리를 부끄럽게 생각해?'라고 물었던 친구의 그 '우리'가 사라지지 않도록, 저마다의 삶이 꿋꿋하게 이어지기를 바라는 자신의 마음이 독자의 마음으로도 연결되기를 바랐다.
책 이야기마당(북토크)'에서 생각에 잠긴 듯 말을 잇는 신경숙 소설가./이서후 기자"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15/551744-1PikkrB/20251215161513439gfcq.jpg" data-org-width="600" dmcf-mid="3yJ4nJ3G5P"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15/551744-1PikkrB/20251215161513439gfcq.jpg" width="658">
11일 오후 7시 창원시 마산회원구 석전동 가톨릭여성회관 강당에서 열린 '신경숙 작가와 함께하는 <외딴방> 책 이야기마당(북토크)'에서 생각에 잠긴 듯 말을 잇는 신경숙 소설가./이서후 기자
"소설을 읽고는 '아, 끝난 이야기가 아니었어, 계속 이어지는 이야기네' 이렇게만 생각하면 좋겠어요. 이야기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되고, 이렇게 끝나지 않는 이야기로 읽혔으면 합니다."
이날 조 관장도 비슷한 말을 했다.
"산업화 시기 마산에서 '열여섯 살'을 보낸 이들은 사실 그 시절의 아픔을 잘 이야기하지 않아요. <외딴방>을 읽으며 그분들이 회복돼 가는 걸 많이 봤어요. 이 소설을 많이 읽고 다들 정말로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612쪽. 문학동네. 2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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